인구 2000명 시골마을 계촌리에 백건우와 조성진이 뜬다

입력 2024-04-17 16:45   수정 2024-04-17 16:49

인구 2000명 남짓의 강원 평창군 계촌리, 해발고도 700m 남짓의 이 산골마을에는 365일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마을 가로등 스피커에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특산물에는 '클래식을 듣고 자란 농작물'이라는 문구가 붙는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원 평창군이 협력해 운영해온 '예술마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년 여름 열리는 '계촌 클래식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올해 축제에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를 비롯해 최정상급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17일 서울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재호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은 "독일의 발트뷔네 페스티벌, 영국의 BBC프롬스 같은 대중적인 야외 클래식 축제가 지향점"이라며 "누구나 조성진을 볼 수 있고, 임윤찬을 볼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클래식의 저변을 확대하고, 많은 연주자들에게 기회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계촌 클래식 축제의 인지도가 높아진 건 2022년부터다. 당시 임윤찬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곧바로 계촌 클래식 축제 무대에 서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7000명이 넘는 관객이 계촌에 운집하며 축제의 명성 또한 덩달아 높아졌다. 임윤찬은 정몽구 재단이 후원했던 장학생 출신이기도 하다.

계촌 마을은 2009년 계촌초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 전교생이 참여하는 '계촌별빛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한국형 엘시스테마' 교육의 대표 사례로 꼽혀온 별빛 오케스트라 교육은 계촌초 학생에서 시작해 계촌 중학교 학생들로 확대됐다. 이 사례를 알게 된 정몽구 재단과 한예종은 2015년 예술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로 이들에게 연 26회의 오케스트라 교육과 문화교실을 지원했다.



계콘 클래식 축제 총감독을 맡은 이동연 한예종 교수는 "한국의 시골에서 자연과 즐기는 시민들을 위한 야외 축제로서의 정체석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다양한 교육사업과 레지던시 구축, 나아가 유럽 미국 등 해외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적 축제가 되도록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축제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계촌클래식공원과 계촌클래식필드 별빛무대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를 대표하는 '별빛 콘서트'에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계촌별빛오케스트라의 협주(5월31일),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크누아 오케스트라의 호흡(6월1일)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날(6월 2일)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경기필하모닉과 지휘자 김선욱, 두 젊은 거장이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오후 시간에 열리는 파크콘서트에서는 독일어권 최고 연예인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동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박소영 등이 등장한다. 밤에 열리는 미드나잇콘서트에서는 김현준 재즈명론가를 비롯한 재즈 뮤지션들의 무대가 준비돼 있다. 메인 공연 외에도 비닐하우스 안에서 콘서트를 열고, 뮤직 러닝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열린다.

주국창 계촌클래식축제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10여년 전 클래식이 우리 마을에 들어온 뒤로 주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차라리 트로트를 넣으라고 할만큼 클래식이 낯설었어요, 이제는 마을 사람 모두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축제가 될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만큼 마을의 자랑거리입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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